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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중간리뷰

[리투서평단.중간리뷰]레 망다랭 - 제11장

by tongola2 2020. 12. 16.

레 망다랭 - II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송이 옮김

현암사

 

    전쟁이라는 특수한 경험을 겪은 직후라도 우리는 '日常'이라고 일컬을수가 있을까? 그리고 '어떤' 일상일지라도 누군가의 '일상'들은 거리를 두고 본다면 거의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믿을수 있을까? 마치, 비행기위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풍경들처럼.

 

    “왜 우리 얘기를 한거야?”

    “이봐, 난 우리에 대해 얘기한 적 없어.”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다 만들어낸 사람들이라는 거 당신도 알잖아.”

    “퍽도! 당신 소설에 아빠나 당신과 들어맞는 내용이 쉰가지는 된다고. 그리고 나를 염두에 둔 문장 서너개도 아주 잘 알아보겠던데.”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주기는 했지. 우리와 거의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 말이야.”

    “자기 주변의 일들을 끌어오지 않고서 소설을 쓰는건 불가능해.”

    [p.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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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딘은 어미가 되었다. 어쨌든 어미가 되었다.

 

    앙리는 마리아에게 미소를 지었다. 완전한 무에서 아주 작고 새로운 여자아이를 얻어냈다는 사실이 그는 여전히 놀라웠다. 파란 눈에 검은 머리를 한, 그리고 자신의 것인 작은 여자아이를 말이다.

    [p.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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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을 가해자 혹은 피해자로 양분한다. 일상에서는 물속의 잉크가 번지듯 서로 어울렸던 이들도 전쟁을 통하여 나눠지는 것이다. 마치 염라대왕면접에 앞서 등급이 분류 되듯이. 인류에게 이러한 절차가 필요한 것일까?

    뱅상 말로는 1년이나 걸렸다. 그렇지만 결국 관련자들을 찾아내 고백시켰다는 거야. 세즈나크가 점령 지구와 자유 구역의 경계에서 사람들 통과시키는 일을 하는 동안 수많은 유대인들을 독일인들에게 넘겼다. 분명히 세즈나크랬어.

    [p.510]

 

    마약중독의 금단의 고통을 이기지 못한 쉐즈나크가 안을 찾아든다. 그녀에게 몰핀이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레지스탕스 용사라고 알려졌던 쉐즈나크, 그가 사실은 변경에서 유태인을 비밀경찰에게 팔아 넘겼다는것이 밝혀졌다. 사실인지는 그렇게 믿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이었다.

    금단증세를 이기지 못하고 안을 찾아온 쉐즈나크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나딘은 벵상에게 이야기하고 뱅상은 쉐즈나크를 살해한다. 그리고 무거운 돌을 매달아 강에 버리고 그 과정에 앙리가 관여하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후 앙리와 나딘은 어쨌든 프랑스를 떠나 이탈리아 포르토베네레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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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행복. 사실 이 말은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었다. 사람은 결코 세상을 소유할 수 없고, 세상에 대항해 스스로를 방어한다는 것도 생각할 수 없다. 바로 그 세상 속에 있으니까. 그뿐이다. 파리에서 그랬듯이 포르토베네레에서도, 세상은 온통 비참과 범죄와 부정과 함께 그의 주위에 존재할 것이다. 남은 생애를 아무리 도피하며 보낸다 해도 결코 피난처를 찾지는 못할 것이다.

    [p.580]

 

 

그리고 어쨌든 현재 있는 그대로의 인류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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